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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비행운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혼자가 아닌 함께, 애도의 시간을 건너는 방법

  • 지은이 이혜령
  • 출간일 2025년 10월 30일
  • 형태 128*188
  • 가격 15,000
  • ISBN 9791174760449
  • 수상 및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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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어

#소원청소년문학상수상작 #죽음 #애도 #치유 #관계 #성장

교과 연계

[국어] 문학 갈등의 진행과 해결 과정
[국어] 문학 삶을 성찰하는 태도
[국어] 문학 작품의 사회문화적 배경 연구

저자 소개

이혜령

여름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골목을 걸으며 멍때리기, 아무 버스에나 올라타기, 공항에서 비행기 보기를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짓습니다. 『여름의 비행운』으로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책 소개

[책 소개]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여름의 비행운』은 뜨거운 여름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사건, ‘죽음’과 ‘애도’를 진정성 있는 감정 묘사와 담백한 문장으로 다룹니다. 현실에 근거한 이야기부터 근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SF까지 두루 만날 수 있어 풍성한 읽기 경험을 제공합니다.

[차례]
여름의 비행운 … 9
여름 숲에서 우리는 … 47
안녕으로 가는 길 … 71
소요의 바다 … 107
초승달 숲 … 143
작가 메시지 … 179

[줄거리]
「여름의 비행운」
우연히 공항에서 만난 초등 동창 무수와 영우. 뜻하지 않은 만남에 두 사람은 속마음을 숨긴 채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과연 그들이 서로에게 숨긴 진심은 무엇일까?

「여름 숲에서 우리는」
방학을 맞아 할머니 집에 간 유진은 근처 숲에서 죽은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여자아이를 만난다. 심지어 엄마와 이름까지 똑같은 그 아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안녕으로 가는 길」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재우를 그리워하는 쌍둥이 누나 재희와 여자친구 해봄. 두 사람은 재우가 쓴 ‘1년 후 나에게 쓰는 편지’를 찾으러 함께 길을 걷는다.

「소요의 바다」
로봇 회수 팀에서 일하는 은설은 소요의 고장 난 안드로이드 선아를 회수해야 한다. 은설은 소요와 선아에게 작별할 시간을 벌어 주려고 돕는 한편 누군가 선아에게 조작된 기억을 넣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초승달 숲」
대희와 은우는 어릴 적에는 절친이었지만, 지금은 서로가 불편하다. 고기잡이를 나갔던 두 사람의 아버지에게 사고가 있었고, 은우 아버지만 살아 돌아왔기 때문이다. 태풍이 몰려온 어느 날, 대희 할아버지가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고, 두 사람은 할아버지를 찾아 초승달 숲으로 들어간다.

[책 속에서]
사람들은 거짓말이 나쁘다고 하지만 영우는 그건 거짓말 같은 걸 할 필요가 없는 인간들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거짓말을 열심히, 아주 디테일하게 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던 진짜 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우는 아빠에게 하는 숱한 거짓말 속에 자기 진심을 숨겨 왔다. 어쩌면 무수가 하는 거짓말 안에도 무수의 마음 한 조각이 들어 있을 거다.
---p.26

다락에는 오래되고 쓸모없는 물건으로 가득했다. 신기하게 먼지가 별로 쌓여 있지 않았다. 다락을 오르내리며 먼지를 닦아 내고 물건을 어루만지는 할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할머니는 뭐든 가지고 있으면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정반대다. 필요 없는 물건은 바로 버렸다. 작아진 옷을 깨끗하게 세탁해서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 주고 내가 쓰던 장난감도 잘 닦아서 필요한 곳으로 보냈다. 내가 사람이나 물건에 집착할 때마다 엄마는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물건이든 감정이든 오래 담아 두면 무겁고 힘들어. 버려야 자리가 생기고, 자리가 생겨야 또 멋진 것들이 들어온다. 너!”
하지만 그 말은 나한테 아무 소용이 없다. 나는 엄마를 닮지 않았다.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버리고 싶지 않고, 버릴 수도 없다.
---p.55

“몰라, 그냥 아무 버스나 탔어. 재우랑 나랑 종종 그러고 놀았거든. 처음에는 한심한 놀이라고 생각했는데 재밌더라. 그냥 목적 없이 어딘가로 가 보는 것도 좋더라고. 모르는 길도 걷고 길을 잃어서 헤매기도 하고…….”
“길을 잃고 헤매는 게 좋다고? 말이 돼? 그게 왜 좋아?”
“걷다 보면 뭐, 헤맬 수도 있지. 근데, 헤매기만 하는 건 아니야. 결국 길도 찾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재우랑 같이 다니면서 알았거든.”
---p.99

은설이 자동 주행 모드로 전환하고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댔다. 무거워진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은설은 오늘의 시간이 내일이면 기억이 된다는 말을 떠올렸다. 오늘 소요가 선아 씨와 함께 본 바다가 결국 소요의 바다가 될 것이다. 은설은 좀 더 좋은 날을 살아 보는 것도 좋겠다고, 선택은 그다음으로 미뤄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pp.139~140

은우가 그 말을 끝으로 돌아섰다. 바람 속에서 비틀거리며 걷는 은우의 뒷모습을 보았다. 은우가 점점 멀어져 갔다. 나는 왜 매번 이렇게 늦는 걸까? 왜 항상 뒷모습만 보는 걸까. 은우에게 달려가 어깨를 붙잡고 싶었다. 왜 혼자 가냐고, 왜 나만 혼자 남겨 두냐고. 아니, 미안하다고. 미워해서 미안하다고. 네 말대로 내가 너무 미워서 너를 더 미워하는 척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몸은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pp.174~175

[심사 평]
응모작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이다. 단편집을 관통하는 단어는 ‘죽음’과 ‘상실’이다. 하늘에 남겨진 비행운처럼 흔적만 남은 죽음을 되짚어간다. 작품 속 화자는 나름의 방식으로 죽은 자, 혹은 지금은 없는 자를 애도한다. 애도 방식은 호들갑스럽지도 가볍지도 않다. 작중 인물의 정서를 따라가다 보면 인물과 독자가 깊이 공감하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 거기에 폭발하는 감정의 에너지가 숨겨져 있다. 정통 리얼리즘과 SF를 오가며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면서 애도나 상실을 이야기하는 데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다섯 작품이 모두 고른 수준으로, 청소년을 향한 애정과 믿음을 오롯이 담아낸 작가의 솜씨가 반갑다. 오랜만에 맑고 정직한 작품을 만나 기쁘다. 수준 높은 청소년 문학의 정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가지는 의의는 충분하다.
-심사 위원 : 이옥수, 김선희, 김혜정

[서평]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청소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간절한 소원을 담은 문학상의 첫 번째 결실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여름의 비행운』이 출간되었다. 소원청소년문학상은 그동안 정직한 눈과 따뜻한 문장으로 청소년의 웅크린 마음을 다독였던 소원나무가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간절한 소원을 담아 만든 문학상이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수상에 이름을 올린 『여름의 비행운』은 ‘죽음’과 ‘애도’라는 묵직한 주제를 섬세하게 그린 단편집이다. 심사 위원을 맡은 이옥수, 김선희, 김혜정 작가는 “수준 높은 청소년 문학의 정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가지는 의의는 충분하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상실의 순간을 주목하다
진정성 있는 감정 묘사와 담백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
『여름의 비행운』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사건, '죽음'을 중심에 둔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보편적 사건이지만, 그로 인해 남겨지는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작품은 죽음이 가진 이러한 이중성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인물들에게 벌어지는 상실의 경험은 보편적으로, 각 인물이 느끼는 슬픔은 고유하게 그렸다. 작가가 보여 주는 진정성 있는 감정 묘사와 담백한 문장은 독자에게 저마다의 상실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고, 인물에게 깊이 공감하게 한다.

혼자가 아닌 함께, 애도의 시간을 건너는 방법
떠남 뒤에 남겨진 이들이 그럼에도 살아가고, 살아 내는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내 옆에 없다는 상실감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작품 속 인물들은 깊은 상실감에 침잠한다. 때론 그 감정을 감당하지 못해 습관처럼 거짓말을 하거나 수면제를 복용하고, 입을 닫고 그림자처럼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옆 사람의 손을 잡는 방법으로 애도의 시간을 통과한다. 누군가의 빈자리로 깊은 절망에 빠질 때,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건 곁을 지켜 주는 또 다른 누군가의 존재라고 작품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손을 잡으며 인물들은 죽음을 애도하고, 남겨진 마음을 껴안고, 결국 스스로 살아가는 길을 찾아간다.
모든 이야기의 배경이 여름인 까닭은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이 얼마나 눈부신지 보여 주는 은유이다. 이 작품이 깊은 슬픔에도 삶으로 나아가는 청소년에게 용기를 주는 나지막한 응원가가 되어 줄 것이다.

현실부터 SF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주는 풍성한 읽기 경험
다섯 단편은 같은 주제를 공유하면서도 빛깔이 다채롭다. 현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부터 근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SF 작품까지 골고루 담겼다. 「여름의 비행운」과 「안녕으로 가는 길」이 현실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면, 「여름 숲에서 우리는」은 가상 현실이, 「소요의 바다」는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미래 사회가 배경이다. 넓은 장르 스펙트럼은 독자에게 풍성한 읽기 경험을 제공하며, 애도와 상실을 이야기하는 일에 형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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